‘그리스도의 계절(Season Of Christ)’

무신론자였던 대학 1학년 여름, 여자 친구와 함께 놀러 가는 줄만 알고 따라갔던 C.C.C 수련회에서 예수님을 처음 알게 되고 믿음생활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당시 광고를 전공하고 있던 제 머릿속에는 늘 어떻게 하면 세상에 예수님을 광고할 수 있을까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10년 전쯤입니다. 서울 서초구 내곡동에 있는 어느 한 교회에서 전도사로 사역하고 있었습니다. 어느 주일날 가족과 함께 운전하고 교회에 가는데 유치원에 다니던 딸이 차창 밖으로 보이는 형형색색의 등불들을 가리키며 “아빠 저게 뭐야? 되게 예쁘다!” 하고 말하는 것이었습니다. 그것은 석가탄일을 기념하느라 거리에 달아놓은 연등이었습니다. 딸에게 불교에 대해서 간단하게나마 설명을 해주어야 했습니다. 연등이 불교에 관해 대화를 시작할 수 있도록 역할을 한 것입니다. 그때, 어떻게 하면 우리 크리스천들도 믿지 않는 사람들에게 자연스럽게 예수님에 관한 이야기를 시작할 수 있도록 할까를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곧 부활절이 다가오고 있었지만, 거리엔 온통 석탄일을 알리는 연등뿐이었습니다. 생각해 보니 성탄절도 마찬가지입니다. 화려한 불빛과 크리스마스트리가 넘쳐나지만, 그 속에서 인류를  위해 십자가를 지시려 이 땅에 오신 예수님에 관한 이야기는 찾아보기 힘듭니다. 운전하면서 기도했습니다. “성탄절과 부활절을 기회로 믿지 않는 사람들에게 복음을 전할 수 있는 어떤 아이디어를 주세요.” 그때 그 기도의 응답으로 ‘그리스도의 계절(Season Of Christ) 프로젝트’를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저희가 만든 ‘포인세티아 핀’과 ‘백합 핀’은 크리스마스와 부활절 기간에 이웃과 친구들 그리고 직장 동료들에게 그리스도의 사랑에 관해 이야기를 시작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입니다. 또한 이 핀으로 인해 교회들이 서로 연합하는데 도움이 될 수 있기를 소망합니다. 프로젝트에 함께 참여함으로서 세계 교회들이 하나님 나라를 위해 서로 협력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할 수 있습니다. 또한 핀은 전도를 위한 도구가 될 뿐 아니라, 핀을 나누며 모금된 도네이션은 선교 사역을 돕고, 가난에 시달리는 세계 곳곳의 이웃들에게 흘러가게 됩니다.
 
특별히 지난여름부터는 ‘포인세티아 핀’과 ‘백합 핀’을 아프리카의 말라위에서 만들고 있습니다. 세계에서 가장 가난한 나라 중 하나인 말라위에서는 7월부터 보릿고개가 시작되는데 먹을 것이 없어서 이웃이 강도로 돌변하는 일이 생기기도 합니다. 저희는 그곳에 핀을 제작하는 일을 통해 일자리를 창출하고 모여진 기금으로 급여를 보내고 있습니다. 그곳에서 사역하시는 선교사님과 협력해 복음을 전하고 성경을 가르치는 기회로도 삼고 있습니다. 현재 말라위에서는 ‘부활절 백합 핀’을 만들고 있습니다.

말라위에 핀 백합화

작년 여름 2주간의 일정 속에 아프리카의 가장 가난한 나라 중 하나인 말라위에 다녀왔습니다. 10만여 개의 핀을 만들 수 있는 재료들을 가지고 가서 그곳의 여성들에게 핀을 만드는 방법을 가르쳐 주고 예수님의 사랑도 나누었습니다.
 
2013년 겨울 밴쿠버에서 자원봉사자들이 모여 핀을 만들면서 SOC(Season Of Christ) 사역이 시작되었습니다. 그러면서 그때 하나님께서 주신 마음 하나가, 선교지에서 핀을 제작하도록 하고 후원금을 월급으로 보내드리면 현지 분들을 위해서는 일자리가 창출되고 선교사님들께는 복음을 전할 기회가 되는 총체적 선교 사역이었습니다.
 
이 마음을 페이스북을 통해 나누었더니 말라위에서 간호사로 의료선교를 하고 계신 이미숙 선교사님으로부터 이 사역을 함께 했으면 좋겠다는 연락을 받게 되었고, 여러 가지 현지 상황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보니 말라위가 이 사역에 꼭 필요한 곳이라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선교사님을 통해 열여섯 분의 말라위 여성분들이 핀 만드는 일을 하려고 오셨는데, 젖먹이 아기를 데리고 오신 분도, 연세가 있으셔서 다른 일자리를 구할 수 없는 분들도 오셨습니다. 평생 한 번도 교육을 받아본 적이 없는 분들이기에 그분들께는 정확한 각도를 맞춰 포인세티아와 백합 핀을 만드는 일이 쉽지 않았습니다. 잘하는 분들도 계셨지만, 여러 번의 설명으로도 각도 맞추기를 어려워하는 분들도 계셨습니다. 잘하는 사람만 일하도록 하고 잘못하는 사람은 돌려보내야 하지 않나 하는 얘기도 나왔습니다. 그러나 그것은 SOC 사역의 취지와는 맞지 않는 것이기에 이틀 동안의 교육 후 저희는 아이디어를 짜서 꽃잎과 왕관을 올려만 놓으면 자동으로 각도가 맞아지는 틀을 만들어 모든 분들께 나눠드렸습니다. 그곳은 흔한 두꺼운 종이조차 구하기 힘든 곳이라 버려지는 약상자들을 가지고 만들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