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교적 교회와 선교적 크리스천

LA 크리스찬 투데이 연재 2015/07/03. 6회/총8회

저는 목사이자 선교사입니다. 신학대학원을 졸업한 후 2년간 선교대학원에서 선교학을 공부하다가 목사안수를 받았고, 2008년부터는 아내와 함께 아이들을 데리고 호주 ‘WEC 선교회’에서 2년간 훈련을 받았습니다. 그리고 중동이나 아프리카 중에서 미전도 종족으로 가려고 준비했던 저의 계획과는 달리 예상치 않았던 캐나다 밴쿠버가 저의 첫 파송지가 되었습니다.
 
밴쿠버에서 가장 먼저 한 것은 교회 개척입니다. 교회를 통해 선교하는 것이 원칙이라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처음엔 저희 가족이 저희 집 거실에서 예배드리는 것이 시작이었습니다. 그리고 모임을 하기 위한 장소를 알아보다가 샌드위치 가게에서 예배를 드리게 되었고, 몇 달 뒤 샌드위치 가게가 팔리는 바람에 카페로, 사무실로, 필리핀 교회와 중국 교회로 장소를 옮겨가며 저희 교회는 조금씩 성장했습니다.
 
부르심을 받은 우리는 모두가 선교사라는 것과 교회의 본질적 사명이 선교라는 것, 특별히 다민족 상황이 주어진 이곳 밴쿠버에서는 문만 열고 나가면 선교지라는 것을 예배 때마다 상기시키며 저희 교회는 선교적 교회가 되길 지향해 왔고, 2013년 크리스마스에 ‘Season of Christ Ministries’라는 선교회를 설립해서 SOC(Season Of Christ) 프로젝트를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목회를 하다 보면 생각지 못한 어려움을 만날 때도 있습니다. 특히 믿음이 아직 자라지 않은 성도들은 선교라는 것은 특별한 사람들만 하는 것이라 여기고 좀처럼 마음을 함께 하거나 쉽게 따라와 주지 않습니다. 선교에 대한 설교를 들을 땐 부담스러워 하거나 자신들과 거리가 먼 이야기처럼 대하기도 합니다. 언젠가 한번은 차라리 교회 개척을 하지 말고 선교회만 설립해서 선교에 전적으로 헌신된 사람들과 선교에만 집중하는 편이 낫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든 적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때 하나님께서 저를 깨우쳐주신 말씀은, 사무엘상 22장에서 다윗과 함께했던 사람들이 환난 당한 모든 자와 빚진 자와 마음이 원통한 자들이었다는 것입니다. 하나님께서는 교회라는 공동체를 통해 상처받은 사람들, 고통 가운데 있는 사람들, 가난한 사람들을 치유하시고 새롭게 하셔서 다윗의 군대처럼 쓰시기를 원하신다는 말씀이었습니다. 목사로 선교사로 살면서 세상에서 가장 가슴 뛰는 일은 안 믿는 사람이 예수님을 믿게 되는 것을 보는 것입니다. 또한 그에 견줄 만큼 기쁜 일이 하나 더 있는데 그것은 성도들의 믿음과 헌신이 자라는 모습을 보는 것입니다. 교회를 통해 그런 기쁨을 누리게 됩니다.
 
교회가 있었기에 SOC 사역을 시작할 수 있었습니다. 교회가 있었기에 비전을 나누고 기도로 준비할 수 있었습니다. 그뿐만 아니라 크리스마스와 부활절이 다가올 때면, 천을 사다 자르고 꽃잎과 왕관을 붙여 핀을 만드는 일, 한글과 영어로 브로슈어를 만들고 홍보하는 일, 핀을 나누고 캠페인을 소개하는 모든 일을 성도들이 함께 해주었습니다. 지금은 핀이 만들어지고 있는 말라위를 위해 기도하고 그들을 후원하는 일, 좀 더 효과적으로 이 캠페인을 알리고 더 많은 교회와 크리스천들을 동참하도록 하는 방안들을 함께 의논하고 추진해 나가는 일들을 여전히 교회와 함께하고 있습니다.
 
교회는 선교를 지향하며 계속 밖으로 나가야 합니다. 진정한 크리스천의 삶의 방향은 자기 자신이 아니라, 믿지 않는 사람을 향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교회들이 비록 여러 가지 상황이 어려울지라도 계속해서 밖을 향해, 복음이 필요한 세상 가운데로 나가야 합니다. 저희 SOC의 포인세티아 핀과 백합 핀은 크리스천들과 교회들이 선교적 방향으로 나아갈 때 작은 도움이 되고자 만들어진 것입니다. 특별히 성탄절과 부활절, 그리스도의 계절엔 세계 크리스천들을 통해 그리스도가 온 세상에 널리 전해지기를 바랍니다.

차정호 선교사 | 기사입력 2015/07/03 [01:42]